오늘은 미술을 할 때 쓰는 드로잉 재료에 대해 소개하려고 한다. 아이들을 가르칠 때 새로운 재료는 흥미를 끌기 쉽고, 가능한 모든 재료를 사용해 보고 아이들이 효과적이고 자기에게 맞는 재료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
그래서 처음 재료를 사용하는 아이들에게 사용 방법을 충분히 설명하고 시범을 보인다. 다양한 재료를 다 써본 아이들은 그림을 그리거나 만들기를 할 때 자기 의견을 낼 줄 안다. 어떤 재료를 쓰고 싶다거나 어떠한 방식으로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표현할 줄 알려면 경험이 중요하다. 그래서 재료에 대한 이해는 다양하게 체험해 볼 있도록 한다.
미술 재료는 크게 건성과 수성으로 나눌 수 있다. 한국은 '그리기'와 '칠하기'를 '그린다'로 두가지 뜻을 아우를 수 있지만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그림의 종류를 그리기와 칠하기로 나눈다. 그리는 것은 주로 연필이나 붓 등의 선을 이용하여 건성재료로 그린 것을 의미한다. 칠하기는 붓을 이용한 물감이나 기타 재료로 색을 칠하는 것을 말한다.
건성재료
건성재료는 연필, 색연필, 크레용, 콩테, 목탄, 흑연 가루, 유성 크레용, 마카 등의 재료가 있다. 사용이 간편하고 보관이 편리하고 작업 시간이 짧게 걸려서 외부에서 하기에도 용이하다. 손에 주는 힘의 강약에 따라서 선의 굵기가 달라지며 다양한 느낌을 표현할 수 있다.
<연필>
18세기 후반에 콩테에 의해 발명된 뒤로 예술가들이 스케치를 할 때 쓰는 기본 재료로 미술을 시작하는 사람에게 가장 먼저 주어지는 도구이다. 연필은 딱딱한 정도를 나타내는 H와 부드러운 정도를 나타내는 B 앞에 숫자가 붙는다. 숫자가 커질수록 그 정도가 커지는데 12H부터 12B까지 있어서 소묘용 연필 한 세트를 사면 24자루가 들어있다. 드로잉을 할 때는 보통 B, 2B, 4B가 쓰이는데 스케치를 할 때는 2B, 소묘를 할 때 4B 한 자루를 가지고 단계별 톤을 내는 데 사용하곤 한다.
-흑연 연필: 일반적으로 흑연과 찰흙을 섞어 반죽한 재료를 사용하기 편리하게 나무로 감싸 만든 것을 말한다. 미술용 흑연 연필은 다양한 종류가 있다.
그 외에 샤프 연필, 카본 연필, 목탄, 왁스 연필, 콩테 등이 있다. 목탄 연필은 숯을 이용하여 만든 연필로 흑연 연필보다 부드러워서 톤을 그리는데 편리하며 흰색 목탄 연필도 있다. 카본 연필은 찰흙과 동물 뼈를 태운 가루로 만든 검은 심 연필이며 동물의 뼈를 얼마만큼 태우느냐에 따라 검은색, 회색, 흰색으로 만들 수 있다.
-흑연 가루: 자유롭고 빠르게 음영을 완성할 수 있는 미술 재료로, 다양하게 이용된다. 일반 목탄이나 연필이 흰 종이에 칠을 해 나가는 전통적인 방법에 쓰이는 데 비해, 이것은 반대로 일단 어둡게 바탕을 칠해 놓고 밝은 부분을 지워 나가는 방법에 적합하다. 흑연 가루는 흑백 그림뿐 아니라 정착액을 뿌린 다음에 수채화 물감이나 기타 물감을 덧입혀서 사용할 수도 있다. 그런데 어린아이들은 쓰다가 얼굴에 문지를 수도 있어서 이런 재료를 사용해서 수업을 하는 날이면 옷에도 온통 묻고 얼굴도 까맣게 이곳저곳 묻혀서 웃음보가 터질 수 있다.
<색연필>
19세기 후반에 발명된 색연필은 다양한 빛이나 명암을 색이나 톤으로 세밀하게 나타낼 수 있는 재료다. 색연필은 여러 색을 겹쳐 색칠해서 표현할 수도 있고 투명 효과도 표현할 수 있다. 넓은 면적을 채워 색칠하기에는 시간이 오래걸리고 힘들 수 있지만 세밀한 표현을 할 때 편리하다. 목탄이나 파스텔 같이 끝이 뭉툭한 재료보다는 단단하고 강해고 뾰족하다. 색연필 그림은 종이 질감에 따라 효과가 달라지기도 하기 때문에 종이 선택도 중요하다.
-색연필 또는 크레용 연필: 색연필은 흑연 대신 왁스에 색의 원료를 섞어서 만든 것으로, 사용법은 연필과 같다. 크레용 연필은 크레용을 연필과 같이 쓰기 편하도록 만든 것으로 저학년 학생들이 사용하기에 좋다.
-유성 색연필: 유성 색연필은 파스텔화나 수채화 등 그림이 그려진 위에 그림을 다듬는 작업을 하기 편하다. 물감의 표면 위에도 칠해지기 때문에 완성도 높은 그림을 구현할 수 있다.
-수채 색연필: 수채화를 그릴 때 사용하는 색연필로 일반 색연필처럼 색칠을 하고 난 위에 물이 묻은 붓으로 문질러주면 수채화와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
<파스텔>
파스텔은 르네상스 시대의 대가들이 스케치를 할 때 많이 사용했는데, 최초의 주요 작가는 18세기에 작품 활동을 한 프랑스 여자 예술가 카리에라가 있는데 이후 많은 유명 예술가들이 파스텔의 부드럽고 가벼운 느낌과 고급스러움에 매력을 느껴 사용했다. 이 들 중에서는 라 투르, 샤르댕, 밀레, 마네, 드가 등이 있다. 파스텔은 드로잉이나 정밀한 부분을 그리는 하드 파스텔, 세미하드 파스텔, 부드럽게 문질러 퍼지게 하여 분위기 있는 그림을 그리는 소프트 파스텔이 있다. 파스텔은 드로잉 재료이면서 채색화를 위한 재료로 쓰이는데 완성한 뒤에는 정착액을 뿌려서 번지거나 지워지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10여 년 전만 해도 정착액을 뿌리면 냄새가 많이 났었는데 최근에 나오는 정착액들은 냄새가 적다.
<유성 크레용>
일반 파스텔에 비해 제대로 섞이지 않으며 작가의 의도대로 조절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 오일 파스텔이라고 불리기도 하고 최근에 일반인들이 유행처럼 오일 파스텔화를 많이 그리면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유화 물감과 효과가 비슷해서 가벼운 느낌의 파스텔과 달리 묵직하고 무게감 있는 그림을 그릴 때 좋다. 색이 밝고 깨끗하며 테레빈유를 섞으면 유화 물감처럼 여러 효과를 낼 수 있다. 라이터를 이용해서 녹이면 촛농처럼 종이나 캔버스에 떨어 뜨려서 다양한 효과를 낼 수 있다.
<아트 티슈 페이퍼>
컬러 티슈라고도 하는데 종이에 물감과 풀 성분이 배어 있어서 미국에서는 유치원 등 저학년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재료라고 한다. 티슈의 크기는 다양하며 색의 종류도 25가지 정도 있다. 자르거나 찢은 아트 티슈페이퍼를 종이 위에 올려놓고 붓으로 물을 칠하면 아트 티슈 페이퍼가 종이에 달라붙거나 마른 후 떨어진 자리에 그 색상이 배어 있다. 특히 아트 티슈 페이퍼를 잘라 종이에 붙인 후 붓으로 여기저기 칠하면서 문질러 주고 티슈가 마른 뒤에 이것을 떼어 내면 마치 수채화를 그린 것 같은 효과가 난다.
<지우개>
지우개는 잘못 그린 것을 지우는 기능을 하지만 흑연 가루 또는 연필로 채운 부분을 지워 가면서 그림을 그리는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동물의 털을 표현할 때는 지우개를 날카롭게 각을 만들어 지워주면 털 표현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고 명암을 표현할 때 가장 밝은 부분을 표인트로 지우개를 이용해 닦아내면 극적 효과를 볼 수 있다. 또한 너무 소묘를 할 때 너무 진하게 톤이 들어간 경우 지우개의 넓은 면적을 이용해 톡톡 두드려주면 톤이 연해지는 효과가 있다.
-반죽 지우개: 매우 부드러운 재료로 문질러 지우는 방식이 아니라 찍어내는 방식이다.
-핑크 펄, 펜텔 지우개: 일반적인 지우개로 부드러운 것과 딱딱한 것으로 나뉜다. 이밖에도 플라스틱 지우개, 요술 지우개, 아트 검 등 여러 가지가 있다.
<펜과 잉크>
펜과 잉크는 단순하면서도 자유로운 재료로 다양한 기법을 나타낼 수 있는 전통적인 도구이다. 선의 질감을 살릴 수 있고 복제 효과가 좋다는 장점이 있다. 펜과 잉크를 사용한 드로잉 기법은 다양하다. 손으로 문질러 번지는 효과, 펜촉으로 잉크를 튀기는 효과, 칫솔 등 잉크를 뿌려 하는 틴트 효과 등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다.
<마커 펜, 유성 펜>
마커 펜은 잉크 펜촉이 있는 펜으로 마르는 속도가 빠르고 색감이 좋다. 잉크 성분에 따라 유성과 수성으로 나눌 수 있는데 수성은 칠한 다음 물이 닿았을 때 번져서 그 기법을 이용한 그림을 그리기 좋고 유성은 금속과 플라스틱 같은 표면에도 쓰이는 장점이 있다. 신한 마커, 포스카 마커 등이 발색이 좋고 오래 쓸 수 있는 거 같아 자주 애용한다.
종이의 종류
재료에 따라 종이를 잘 선택해야 색감을 풍부하게 보이기도 하고 그림을 그리는데 편리하다. 수채화를 하는데 120g, 150g 등의 얇은 평량을 가지고 있는 종이에 한다면 특히 아이들은 붓에 압력 조절을 잘 못하기 때문에 종이가 찢어질 수도 있다. 종이의 종류로는 일반적으로 도화지라고 부르는 켄트지, 와트먼지, 목탄지, 수채화지가 있다.
<켄트지>
정식 명칭은 무광 백상지이고 가격이 비교적 저렴하다. 표면이 매끈해서 가는 연필 선도 잘 그어지고 지우개로 지워도 손상이 적다. 또한 습도에 의한 신축성이 적다.
<목탄지>
결이 거칠어서 목탄화 또는 연필화에 적합하다. 목탄으로 그림을 그릴 때는 식빵이 지우개 역할을 하므로 빵으로 지우기 쉽도록 특별히 제조된다.
<앵그르지>
파스텔화와 같은 회화 작품에 많이 사용된다. 표면이 단단하고 가로, 세로줄이 비쳐 보이는 중성지이다. 목탄과 초크에도 적합하며 다양한 색상을 선택할 수 있다.
<브리스 틀지>
두껍고 무거운 재질의 종이로, 제도나 일러스트레이션과 같은 여러 종류의 평면화에 두루 사용된다.
<수채화지>
수채화지는 종이의 무게, 두께, 재질에 따라 다양하다. 수채화의 표현은 종이의 흡수력과 표면의 재질감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종이의 선택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는 종이의 두께가 두꺼우면 물 농도 조절과 번지기 기법을 할 때 쉽다. 얇은 종이는 마르고 나면 종이가 울기 쉽다. 수채화지는 세목, 중목, 황목으로 나뉘는데 와트먼지, 머메이드지, 아르쉬지, 캔손지 등의 수입지가 사용되고 있다.
-세목: 표면이 매끄럽고 물에 이미 젖었던 것으로 흡수력이 좋아서 처음 수채화를 하는 사람에게 적합하다. 사실적인 그림을 그릴 때도 많이 이용된다.
-중목: 가볍고 기계로 눌러 표면이 약간 거친 종이로, 수채화 분위기를 잘 표현해서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된다.
-황목: 말릴 때 기계로 누르지 않고 자연 건조해서 표면이 거친 질감이 있는 것으로 독특한 효과를 낼 수 있으며 풍경화에 많이 쓰인다.
드로잉 재료는 위의 설명 말고도 다양한 방식으로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철사를 이용해서 드로잉 선을 표현하기도 하고 털실을 이용하여 형태를 만들 수도 있다. 연필화, 색연필화, 펜화 등 흔히 쓰는 재료를 가지고도 연필을 5-6개 고무줄로 묶어 한 번의 선을 긋는 행위로 여러 개의 선이 나오도록 표현할 수도 있고 양초로 드로잉을 한 후 위에 색을 올리거나 불로 살짝 그을려서 그렸던 선을 보이게 만들 수도 있다. 표현 방법이 무궁무진하게 많이 때문에 아이들이 많은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해준다면 창의적인 작업을 할 수 있는 발판이 된다.
이번에 드로잉 재료에 대한 것을 소개했다면 다음 포스팅에서는 칠하기 재료에 대한 소개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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