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rt class

수업을 시작하면서 해보는 HTP 테스트

by JamE art 2023. 2. 9.
반응형

 

처음 원에 등록을 할 때 어떤 성향을 가지고 있는지 나름대로 파악하기 위해서 수업 첫날 HTP 테스트를 해본다. 

그림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지만 수백명의 아이들을 만나보면서 첫날 그려보는 이 그림의 결과물 자체만이 아니라 그림을 그리면서, 채색을 하면서 과정까지 지켜보면 대략적인 스타일을 알 수가 있다. 

 MBTI가 성격 전부를 보여주진 않지만 대략적인 성향을 나타내는 것처럼 이 그림 한 장으로 수줍게 첫 수업에 임하는 아이가 말을 하지 않아도 '소극적인 아이구나', '그림에 자신감이 부족하구나' 또는 '시원시원하게 자기주장을 표현하는 아이구나' 하는 것들을 알 수 있어서 처음 오픈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해보고 있다. 

 

HTP 테스트란?

HTP 테스트는 House(집), Tree(나무), Person(사람)을 그려보게 하는 그림 검사이다. 그림 투사검사는 언어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이나 경험이 드러나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의 정서나 심리상태를 알고자 할 때 적합한 기법"이다. 그림을 해석한다는 것이 보는 기준이나 시각에 따라 다르듯이 HTP 테스트로 했던 그림도 보는 관찰자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도 있다.  한 종이에 모두 그려서 KHTP 검사가 있고 사람 그림을 남자와 여자 모두 그리게 하는 HTPP 검사가 있다. 

 

 HTP검사는 1920년대에 구디너프(Goodenough, 1926)가 고안한 인물화 검사(Drawing a Person Test; DAP) 를 바탕으로 존 벅(John Buck)이 1948년에 집과 나무를 추가로 그리도록 재개발하였다.

 

이 검사의 타당성과 신뢰도는 갑론을박이 있었으나 그럼에도 HTP 검사는 임상 장면에서 널리 이용되고 있다.

 그 이유는 아래와 같은 이점들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1. 준비물(연필, 종이, 지우개)이 간단하고 검사하기 쉽다.

2.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는다.(보통 20~30분)

3. 언어 표현이 어려운 사람도 가능하다(아동, 외국인, 문맹자들)

4. 그림 실력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

 

HTP 그림의 해석은 정신 분석에서 밝혀진 상징에 대한 의미 그리고 정신증 환자들이 보이는 방어기제와 강박적 사고, 행동, 공포와 불안 등을 병리적 현상을 연구하며 얻는 상징성을 단서로 적용해 왔다.

 

 

'그림'은 인간의 기본적인 언어

 

문자가 생기기 훨씬 이전부터 사람들은 동굴에 벽화를 그리거나 토기에 그림을 그리면서 자신의 감정과 행동을 기록했다.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그림들을 수천 년이 지난 지금도 그 의미를 예측하기가 쉬운 것을 보면 그림을 그리고자 하는 것이 나를 표현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 아닐까 한다. 아이들이 한글을 쓰기 시작하는 5세-6세 이전에 어떤 형태로든 그림으로 자기를 표현하기 시작한다. 프로이트 또한 장신과 환자들이 말보다는 오히려 그림을 통해 자기를 전달하는 것이 보다 쉽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림을 그릴 때 사람은 자기도 모르게 스스로 생각하는 자기의 모습 혹은 자기가 되고 싶은 모습을 드러내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유치부 아이들, 특히 여자아이들은 사람, 나무, 집을 그릴 때 드레스를 입고 머리를 길게 늘어뜨린 공주를 그리는 경우가 많은데 꼭 머리에는 왕관도 씌운다. '왕관'을 그릴 때는 다른 사람에게 대접을 받고 싶은 심리를 표현하고 있다고 해석된다. 

 

 '집', '나무', '사람'은 누구에게나 친숙하고 상징성이 강한 대상이다. 편하게 그릴 수 있는 대상이기는 하지만 그리는 아이들마다 표현하는 방식은 제 각각이다. 집을 그릴 때 기다란 아파트를 그리고 몇 층인지 창문을 세어가며 그려 넣다가 공간이 좁으면 그릴 수 있는 데까지 그려보는 친구도 있고, 세모 지붕 밑에 네모 집을 그리면서 지붕에는 굴뚝을 넣고 연기가 폴폴 나는 정겨운 이미지를 표현하는 아이도 있다. 

 

 그림을 그리는 동안

 

HTP 검사를 하면서 그리는 과정을 지켜보고만 있는 게 아니라 아이에게 이것저것 질문을 한다. 사람, 나무, 집을 그려보자고 하고 사람을 먼저 그리는지, 집을 먼저 그리는지 관찰하고 그건 누구의 집인지, 그린 사람은 자기 자신을 그린 것인지, 나무는 어떤 나무인지, 그림 속에서는 지금 낮인지 밤인지, 계절은 언제인지 그림 속의 사람은 누구이고 뭘 하고 있는지 등 그림에 대해 질문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관심을 가지다 보면 그 관심이 부담스러운 아이가 있다면 잠시 질문을 멈추고 그림을 그리는 동안 방해하지 않기도 하고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하면서 신나서 이야기를 하는 아이와는 채색을 하면서도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어진다. 

 

일반적인 해석

★ 집

 

집은 크게 보면 아이가 자라는 가정의 상황이라 볼 수 있다. 지붕은 자신의 생각이나 공상을 의미한다. 지붕이 없거나 작을 때는 자아에 대한 성찰, 공상 부족, 지붕이 지나치게 클 때는 공상세계에 빠져든 상태이다. 벽은 자아의 강도와 관계를 보여주는데 두껍고 튼튼하게 벽을 그리면 대인관계에서 자신감이 있음을 보여주고 반대로 선이 희미하거나 연하면 자신감이 결여된 것으로 본다. 경사진 벽은 자아의 안정감이 흔들리고 있는 것, 즉 불안을 표현하고 집에 촘촘하게 무늬를 정교하게 그린 그림은 강박적이고 완벽주의적인 성향을 나타낸다. 일괄적으로 해석될 수는 없지만 집의 벽에 벽돌이 차곡차곡 쌓인 듯이 표현한 아이들은 대체로 깔끔하고 깨끗하게 채색을 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집 그림에 있어서 '문'의 의미는 상당히 중요하다. 문이 외부와의 상호작용, 대인관계에 대한 자신의 태도를 뜻하기 때문일 것이다. 예전에 제일 먼저 집을 그리고 커다랗게 창문을 그린 다음 집의 벽 옆으로 동그라미 하나를 그려 넣길래 "그 동그라미는 뭐야?" 하고 물었다. 그랬더니 현관문이라고 했다. 옆에 붙어 있으니까 문이 안 보이지만 문 손잡이는 보이니까 그린 거라고. 너무 귀여워서 흐뭇하게 한참을 바라봤다.  물론 문의 위치가 옆이나 뒤에 있으면 사회적 관계에 대해 두려움이 있을 수 있고 방어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다고 해석될 소지는 있지만 그건 정말 케이스 바이 케이스이다. 

 이렇게 문이 보이진 않아도 옆에 문이 존재한다고, 손잡이로 표현하는 친구들은 제외하고 문을 그리지 않거나 문은 있어도 손잡이가 없는 그림은 외부와의 소통에 불안감을 느끼고 대인관계&가족 관계에서 고립되고 위축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문'을 그리지 않는다고 해서 노심초사하며 바라볼 필요는 꼭 없다. "이 집에는 문이 있어?" 하고 물었을 때 "아 맞다." 하고 바로 그려주는 아이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는 걸 잠시 잊었을 뿐. 

 

문을 크게 그리는 경우는 타인과의 관계가 중요하거나 지나치게 예민하게 반응한다고 해석한다. 보이는 내가 중요하고 남의 시선을 의식하겠구나 하고 해석할 수 있고, 문을 작게 그린 경우는 대인관계를 잘하고 싶지만 어려워하고 있다고 해석해 볼 수 있다. 

 

 창문은 많을수록 외향적인 성격이고 적을수록 내향적이라 해석할 수 있다. 또한 창문에 커튼이 있거나 창살이 있으면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 상처받지 않으려고 방어하는 태도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굴뚝은 가족과의 관계를 말하는데 굴뚝에서 연기가 나고 있으면 가족 안에서 불화가 있고 정서적인 불안감 있다고 해석하지만 단지 동화에서 굴뚝에 연기가 나는 걸로 즐거운 저녁 시간을 표현하는 노출이 있었다면 좋은 이미지에서 그렇게 그릴 수 있다. 

 

 집을 바라보는 시점은 보통 정면에서 본 걸로 그린다. 그래서 시점에 대한 해석은 쓰일 일이 없는데 하늘에서 내려다보거나 멀리 떨어져 있는 경우에는 가정에 대한 불만, 집을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고 위로 올려다보게 그림을 그린 경우에는 가족으로부터 소외되는 느낌이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 나무

 

나무에 대한 해석은 아주 세세하게 나눠져 있는데 사실, 아이들이 나무를 그리는 것을 보면 많이 그려봤던 학습된 나무를 그리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나무에 대한 해석은 실제 적용해 볼 수 있는 게 적다. 내 경험은 그랬다. 

 뿌리는 자아의 근원이라고 하는데 뿌리가 없으면 자신감이 부족하다고 해석하지만 꼭 그렇지는 않은 거 같다. 뿌리는 없어도 땅은 있는 경우 자신감은 부족하나 보호받고 있다는 안정감을 느끼고 있다고 하는데 습관적으로 종이를 받자마자 여기가 땅바닥, 하고 선을 쭉 그어 공간을 두 개로 나누는 아이들이 많다. 그 경우 안정감을 느끼고 있다고 해석해야 할 텐데 선을 그렇게 긋는 아이들은 스케치북 한 권을 다 그리고 쭈욱 살펴보면 거의 모든 그림에 그렇게 땅을 표시했다. 그럴 땐 종이 전체가 땅이 될 수 있다고 꼭 그렇게 땅과 하늘을 나눌 필요는 없다고 말해주곤 했다. 

 가끔 땅 속 나무뿌리까지 다 그리는 아이들이 있는데 뿌리가 뾰족하고 날카로우면 외적으로는 강한 척하지만 속으로는 여리고 불안하며 공포를 느끼고 있다고 한다. 밖으로 나온 뿌리는 자신이 어린 시절에 겪었던 상처나 트라우마를 잊지 못하고 지금도 그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해석한다. 땅 속의 뿌리를 그리는 건 정신적인 문제가 있을 확률이 높으며 현실을 구분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하는데 땅 속 뿌리와 땅 속에 사는 개미집, 두더지 등을 그려 넣는 아이들은 생각보다 많다. 

 

 나무의 기둥은 밑에서 위로 갈수록 가늘어지는 것이 일반적인데 반대로 위로 올라갈수록 두껍게 그리는 것은 인지 능력이 부족하거나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을 확률이 높다고 한다. 높아질수록 두껍게 그리는 아이는 한 번도 못 봤다. 

 나무의 맨 아래에서 가지가 뻗어나가기 전까지의 길이를 나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만약 성인이 나무의 길이를 짧게 그린다면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상태라고 한다. 나무 기둥의 상처는 어린 시절에 상처를 받고 마음속에 담아둔 것이라고 하는데 보통의 아이들은 옹이가 많거나 나무의 무늬를 넣어주는데 특별한 해석을 하지 않는다. 

 

 나무의 가지는 없는 경우 사회적으로 심각하게 위축되어 있고 자신감이 결여되어 있는 것으로 본다. 나무 기둥에서 뻗어나가는 가지는 곧 사회적인 교류를 의미하는 것이라서 가지가 많다면 인간관계가 복잡하고 산만하다고 해석하고 적다면 현실을 무시하고 독단적인 경우가 많다고 해석한다. 

 

 

★ 사람

 

사람을 그릴 때 아이들은 보통 머리를 크게 그린다. 얼굴을 그릴 때 뒷모습을 그린 경우 현실을 회피한다고 해석할 수 있는데 아이들은 단순하게 이목구비를 그리기가 어려워서 뒷모습을 그리기도 하니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될 거 같다.

 옆모습을 그린 경우 조심스럽고 소심한 성격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눈을 크-게 그리는 경우 외향적인 성격이고 눈알이 검게 표현하면 공격적인 성격이라고 해석한다. 눈이 작으면 내향적인 성격이고 한쪽눈만 그린 경우 자신을 다 보여주기 싫어하거나 세상을 좁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여자 아이들의 경우 왕관을 그리기도 하고 눈을 그릴 때 속눈썹을 표현할 때가 있는데 자신의 매력을 어필하는 거라고 해석할 수 있다. 

 귀가 작은 경우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귀가 없이 그리는 경우가 있는데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듣지 않고 자기주장이 강한 경우로 볼 수 있다. 

 코에 대한 해석은 아이들에게는 해당되는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코가 크게 그리는 경우는 공격적인 성향이거나 성적 호기심이 큰 경우로, 코가 작은 경우 의족적이고 동성애적 성향이 있다고 한다. 

 입을 크게 웃고 있거나 미소 짓고 있는 밝은 표정의 경우는 걱정할 게 없겠고 가끔 입이 없거나 조그맣게 그리는 아이들은 우울한 상태, 현재 상황에 불만족한다고 해석될 수 있는데 대체로 조용한 아이들이 많은 편이다. 

 어깨와 팔, 손, 다리, 발의 그림에 따라 해석하는 것들이 많지만 아이들에게는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스케치 단계

 아이들은 보통 필압을 조절하기 어렵다. 그래서 세게 그림을 그리고 마음에 안 들어서 지우는 경우가 있는데 그렸다가 지웠다가를 계속 반복하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는 대체로 잘 그린 그림을 보는 눈은 높은데 본인은 그 정도로 잘 그리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계속 그렸다 지웠다를 반복한다. 그런 아이들에게는 칭찬을 듬뿍해준다. 표현을 잘하는 아이인 경우 "너무 못 그렸어요." 이런 표현을 서슴없이 하는데 어디가 못 그렸어, 아니야 전혀 안 그런데? 선생님이 보기엔 괜찮은데 이런 말로 자신감을 심어준다. 

 

 종이는 큰데 스케치는 조그맣게 그리는 아이들도 있다. 그림을 작게 그리는 아이들은 소심하고 조용한 아이들이 많다. 시원시원하게 크게 그리는 친구들의 그림을 보면서 부러워하는데 본인이 그렇게 그리기가 쉽지 않은 친구들이다. 그럴 때는 더 큰 종이를 주고 크게 그려보는 연습을 해보거나 일부러 크게 그려보자고 유도를 한다. 그렇게 한번 해보고 나면 자신감을 얻는 경우가 많다. 공간을 크게 쓰는 연습을 하다 보면 그림을 그리는 자신감도 올라가는 거 같다. 

 

채색 단계

 

HTP 검사로 스케치만 하고 끝내는 게 아니라 스케치가 끝나면 재료를 설명해 준다. 색연필, 마카, 파스텔, 오일파스텔, 사인펜, 매직, 수채물감, 고체물감 등 다양한 재료들을 설명하고 본인이 원하는 재료로 채색할 수 있도록 한다. 끝까지 목표한 바를 진행할 수 있는 끈기를 가졌는지 본다. 도중에 힘들어하는 친구도 있고 채색을 하는 중에 더 추가해서 표현해 주는 아이도 있다. 색칠하면서 구두에 리본도 달아주고 노을이 지는 무렵의 노랑 빨강 물든 모습을 컬러로 표현하는 아이들은 그림을 즐기는 아이들이다. 단지 그림을 그리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아이들이라서 미술을 즐긴다. 그런 경우 안심이 된다. 내 생각을 표현하는데 힘들어하지 않는 아이들이어서 방향만 제시해 주면 붓이랑 물감만 있다면 몰입이 쉽기 때문이다.  

 

HTP 검사로 아이의 성향을 보면서 그에 맞게 지도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목적에서 하는 것인데 가끔 어떻게 해석될 수 있는지 묻는 학부모님들이 계신다. 처음 만나 그려본 그림 하나로 그 아이에 대해서 다 파악할 수는 없다. 다만 누적된 아이들의 그림들로 성향에 따라 툭툭 제시만 해주고 관여하지 않고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 아이도 있고 끌어주고 그 시작을 도와야지 힘들어하지 않고 진행해 가는 아이들도 있음을 미리 파악할 수 있었다.

 

 

 완성 

보통 HTP 검사로 나오는 그림들은 다 비슷비슷하다. 

메인 그림은 고학년이긴 하지만 처음 HTP 검사를 할 때 그린 한 남자아이의 결과물이다. 나무가  사람얼굴이고 나무 안에 집이 있고 집이 곧 사람 얼굴이기도 한 그림. 같은 전공을 한 친구랑 이야기를 나누면서 보통의 대부분 아이들이 그린 HTP 검사 그림 완성작과 이 그림 외에 특별한 몇몇 그림을 보여줬는데 다음날 친구가 이 그림을 보내달라고 했다. 인상적이었나 보다.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즐거운 하나의 놀이이다. 가끔 그림 그리는 것이 싫고 힘들어하는 아이들을 보면 안타깝다. 몇 년 전에 그림을 그리는 게 너무 싫다는 아이를 맡아서 가르친 적이 있었는데 어릴 때 유치원에서 전시회를 했었는데 높은 완성도를 위해서 억지로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결과물을 위한 미술을 했기에 이 아이에게는 큰 마이너스가 되었다. 얼마 전에 THE DOT이라는 그림책을 읽었는데 아이가 점을 하나 찍은 것만으로도 밑에 아이의 사인을 받고, 그 그림을 멋진 액자에 넣어 걸어두는 선생님의 센스로 아이가 그림에 자신감을 얻는 내용이었다. 그림을 가르친다는 것은 기술들을 알려주는 게 아니라 먼저 그림을 많이 그려보고 전공까지 한 어른이 이제 시작하는 아이에게 미술활동이라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를 보여주는 일인 거 같다. 그래서 그 보여주는 일에 책임을 느끼고 새로운 자극을 받아 또 그 자극을 아이들에게 전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