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부터 하고 싶었는데 흘러내리는 물감들을 어떻게 감당할까 미루고 미루다가 이번에 수업을 하게 되었어요.
준비물: 캔버스, 푸어링 미디엄, 실리콘 오일, 아크릴 물감
푸어링 미디움은 유광이 있고 무광이 있어요. 광이 나는 걸 원한다면 유광으로 사면되고 광이 없기를 원하면 무광으로 준비하면 됩니다. 푸어링 미디엄은 아크릴 물감과 10:1로 혼합하면 되는데 짙은 색을 표현할 때는 아크릴 물감 양이 많아야 색이 진하게 나옵니다. 푸어링 미디엄을 쓸 때 주의할 점은 멀리서 부으면 기포가 많이 생겨요. 그래서 기포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표면 가까이서 부어서 사용하는 게 좋아요.
푸어링 미디움은 한통에 4만 원 정도 해요. 50호, 100호처럼 큰 작업을 해보고 싶었는데 그러려면 4리터 정도는 있어야 할 것 같아서 10호에 만족했답니다. 원하는 색상을 몇 가지 준비해서 종이컵에 물감이 잘 섞이도록 푸어링 미디엄과 함께 잘 저어줘요. 이때 물감이 제대로 안 섞이고 덩어리가 있으면 나중에 다 마른 후에도 물감 덩어리가 그대로 있기 때문에 보기에 예쁘지 않아요. 그래서 천천히 잘 저어줍니다. 아크릴 물감은 제조사별로 약간씩 질게 짜서 쓰는 브랜드, 묽은 브랜드가 있는데 묽게 나오는 회사 제품을 쓰면 편하게 작업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푸어링 아트란?
푸어링 아트는 유액성 물감과 유화제를 혼합하여 컵에 담은 후 캔버스 위에 뒤집어 엎어 물감을 부어주는 예술 기법입니다. 이 기법으로 작업을 하면 물감을 일정한 패턴으로 조절하여 다양한 형태와 색상을 만들어내고, 무작위성과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 매력적인 특징입니다. 푸어링 아트를 하는 과정에서 화가가 물감을 붓는 것 외에도 캔버스를 기울이거나 회전시키기도 하고 나이프를 이용해서 모양을 만들어내 줄 수도 있습니다. 다양한 방법으로 효과를 연출할 수 있고 크게 힘 들이지 않고 결과물이 다양하고 재미있게 나오기 때문에 다양한 예술가들이 활용하고 있는 기법입니다.
푸어링 아트를 하는 방법
푸어링 미디움과 물감을 섞어 원하는 색 몇 가지를 만들어 둡니다. 이때 푸어링 미디엄과 물감만 섞으면 뻑뻑해서 물감이 흘러내리는 속도가 나무늘보가 움직이는 것처럼 느려요. 그래서 물을 살짝 섞어주면 빠르게 움직이는 물감들을 볼 수 있습니다. 아크릴 물감에 쓰라고 권장하는데 유화물감은 왜 안될까 생각만 했지 직접 해보진 않았어요.
캔버스 한쪽만 쭉 부어주면 색이 섞이는 효과가 크기 않아서 조금씩 많은 곳에 떨어뜨려주면 여러 색이 섞이면서 만들어내는 모양이 신기하게 나옵니다. 아이들은 물감이 이미 있는 위에는 잘 안 부어주는데 한 색 위에 또 다른 색을 부어주면 퍼져나가면서 만들어 내는 모양도 예쁩니다. 물감을 캔버스 위에 잔뜩 부어주면 캔버스를 이리저리 기울여주며 흘러내리도록 할 수 도 있고 나이프로 모양을 만들어 나갈 수 도 있습니다.
이렇게 다 부어준 후에 실리콘 오일을 떨어뜨려줍니다. 실리콘 오일은 위의 하단부에 벌집 모양처럼 혹은 거품이 떠있는 것처럼 모양을 만들어주는데 퍼져나가면서 모양을 만들어 나가기 때문에 너무 많은 양을 스포이드로 떨어뜨려주기보다는 퍼져나가는 건 천천히 지켜봐 가며 해주는 게 좋습니다. 다 마르고 나면 표면이 기름진데 그 이유는 실리콘 오일이 표면을 떠올라서 그런 거 같습니다. 휴지로 기름들을 닦아내고 난 뒤에 물티슈로 닦아주면 기름기가 제거됩니다.
평면인 캔버스 위로 계속 부어주면 흘러내리게 됩니다. 그래서 캔버스 뒤에 압정으로 높이를 줘서 표면보다 조금 떠있으면 좋습니다. 그대로 두면 바닥에 깔아둔 신문지나 종이에 들러붙게 됩니다. 퓨어링 미디엄은 3mm보다 두껍게 사용하지 마시고 빨리 말릴라고 드라이기 같은 걸 이용해서 인위적으로 건조하면 안 됩니다. 자연 건조가 될 수 있도록 해주세요.
하루정도 지나면 다 말라서 캔버스를 세울 수 있습니다.
다양한 무늬를 만들어내는 푸어링 아트는 색상별로, 어떤 식으로 하는지에 따라 결과물이 천차만별입니다. 바다의 파도같은 표현을 만들어내는데 효과적이라서 많이 이용합니다. 또는 대리석의 느낌도 푸어링 아트로 만들 수 있어요.
푸어링 아트를 이용하는 작가
푸어링 아트만을 이용해 작업하는 화가가 있다면 소개하고 여러 작업들을 볼 수 있도록 적고 싶었는데 푸어링 아트만 하는 작가는 없는 거 같아요. 대부분의 작가들은 푸어링 아트를 기본 기법으로 사용하면서도 다양한 기법과 재료를 활용해서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다양한 매체를 첨가하기도 하고 다른 해석을 하면서 기법을 믹스하여 작업을 합니다. pouring art로 검색해서 찾아보면 여러 작업들을 볼 수 있는데 핸드메이드로 그리거나 만든 작품을 판매하는 엣시에서 작품들을 살 수 있는 것 같아요. 가격도 약 $80-100불 사이여서 비싸지 않게 구매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감을 꼭 붓에 묻혀 채색하는 것 말고도 정말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을 많이 체험했으면 좋겠습니다. 물감을 붓기도 하고 불기도 하고 던지기도 하고 떨어뜨리기도 하며 찍기도 하고 손으로 바르기도 하면서 다양한 결과물들이 무궁무진하게 나올 수 있습니다. 미술관에 가서 현대미술을 감상하다보면 우와 이건 어떻게 그린거지 하고 유심히 봐도 모를 때가 있습니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기법들을 정리해서 경험해 볼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자신만의 독창적인 기법이라 오픈하지 않는 작가들도 있어요. 맛있는 떡볶이 집에서 소스를 만드는 비법을 공개하지 않는 것처럼요. 그만의 기법을 만들기 위해 수없이 많이 작업했는 것처럼 스스로 다양한 작업을 하면서 새로운 방법을 발견하는 재미도 알면 좋겠습니다.
'art class'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흐의방 컬러링 무료 다운로드 (0) | 2024.03.04 |
---|---|
유행처럼 미술학원마다 만들어보는 베어브릭 만들기 (0) | 2023.04.16 |
아동미술에서 자주 그려보는 쿠사마 야요이 (0) | 2023.04.14 |
<아동미술사> 우는 여인 그리기! 아이들과 파블로 피카소에 대해서 알아봐요 (0) | 2023.04.13 |
영화 기생충에 나오는 스키조프레니아존이 뭘까? 진짜 미술심리 해석일까 (0) | 2023.04.11 |
댓글